殉愛譜

당신을 껴안기 위해 얼마나 팔을 뻗어야 했는지

朴珉志 2022. 5. 16. 03:23

당신은 모른다

마음의 여유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내가
당신을 껴안기 위해 얼마나 팔을 뻗어야 했는지

무엇을 놓아야 당신을 더 꽉 잡을 수 있을까 싶어
가진 것을 모두 손에 올려놓고
얼마나 버려냈는지 모른다

당신에게 별일 아닌 것이 나에겐 귀했으며
서로를 만나기 전 삶이 우리를 밀어낼까 불안해
며칠 밤을 새웠다는 것을 모른다

당신은 나를 이기적이고
감성에 충실한 사람으로 보지만

당신을 바라볼 때 내 눈빛이 어땠으며
말투는 또 어땠으며 마음은 어떤 채도였으며
왼쪽 어깨가 얼마나 젖었는지 모른다

당신이 내 마음을 모래 알갱이만큼이라도 이해할 때면
우린 남이 됐을 것이라는 것 또한 모른다


.•♥ 박근호 | 만일